골프장 앞 해장국집 자판기에 무슨 일이…

관리자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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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용품 구매 골퍼들 많아…무인화 바람타고 인기




한 소비자가 골프용품 자판기 '큐빙'에서 골프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엑스페론]

한 소비자가 골프용품 자판기 '큐빙'에서 골프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엑스페론]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주말 아침 경기도 용인시의 골프장 인근 해장국집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이형수씨(55·가명)는 지난번 라운딩 때 마지막홀에서 지인들에게 골프공을 빌려 플레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급히 골프공을 사야했지만 이 시간대에는 골프장 내부 골프숍이 문을 열지 않는다. 난감해 하던 이씨의 눈에 띈 것은 해장국집 입구에 있던 골프용품 자동판매기다. 골프숍에 비해 가격도 저렴했다. 이씨는 자판기에서 골프공과 골프장갑을 뽑아 골프장으로 향했다.

수도권 골프장 인근 음식점에 설치된 골프용품 자판기가 화제다. 이씨가 골프공을 구매한 자판기는 골프브랜드 엑스페론에서 설치한 인공지능(AI) 무인 플랫폼 ‘큐빙(Qving)’이다. 큐빙은 엑스페론의 자체 무인관리 시스템과 원격광고 시스템을 적용한 자판기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해 상품이 몇개 남았고, 몇개가 팔렸는지 등 전국 모든 기기의 데이터를 본사와 큐빙이 설치된 업장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엑스페론은 자체 생산한 골프공 비비드와 양피장갑 등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회사다. 자판기는 전국의 스크린골프장과 대형마트, 영화관, 골프장 인근 음식점 등에 1000여대를 설치했는데 여기서 연간 18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골프장 인근 음식점에 설치된 자판기가 가장 매출이 높다는 점이다. 대형 스크린골프장 매장 안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월 평균 5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면, 골프장 인근 해장국집 자판기는 대당 월 60~7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박진홍 엑스페론 기획이사는 "수도권 골프장 인근의 유명 음식점 주변에 설치된 자판기 매출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주로 라운딩 시간이 이른 골퍼들이 식사 후 공이나 장갑을 사 간다"고 했다. 박 이사는 "수도권 골프장 인근 유명 음식점 30곳에 있는 자판기 숫자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큐빙이 골프장 내부 골프숍을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큐빙 자판기에서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암호화폐 결제시스템을 개발 중으로 내년쯤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무인화 바람을 타고, 큐빙과 같은 기발한 자판기가 늘고 있다.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음료 자판기 10만여대, 커피 자판기 6만여대, 스마트 기능을 갖춘 멀티 자판기 2만5000여대가 설치·운영 중이다. 음료와 커피 자판기는 감소세지만 멀티 자판기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김지완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 이사는 "비대면 트렌드 일상화로 자판기의 가치와 필요성이 더 커졌다"면서 "커피와 음료 자판기는 바닥을 치고 있지만 비대면, 무인점포가 가장 효율적이고 적합한 사업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무인점포 등을 중심으로 멀티 자판기 설치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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